[2008 대선] '말·말·말…' 입 한번 벙긋에 지지율 '오르락 내리락'
프라이머리 시즌부터 근 2년에 걸친 2008 대선 레이스가 이제 하루 남았다. 어느때보다도 뜨거웠던 유권자들의 관심만큼 그동안 후보들간의 설전 역시 치열하게 불타올랐다. 정곡을 찌른 날카로운 공격부터 아차 싶은 실수까지 대선 레이스에 영향을 미쳤던 그들의 발언들을 되짚어봤다. 버락 오바마 : 엘리트주의·애국심 논란 ○ …"존 매케인은 의정활동에 있어서 부시의 정책에 90% 찬성표를 던졌다" 오바마의 가장 성공적인 캐치프레이즈로 '맥부시'라는 신조어로도 대변된다. 이라크전과 경제침체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를 보이는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다시 부시와 붙여놓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중서부인들 '분노(bitter)'때문에 총 종교 매달려" 오바마는 지난 4월 클린턴 부시정권 이후 대거 실직한 중서부의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좌절감 때문에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하고 반이민적 반무역적 정서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공개적인 석상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후원자들과의 사적모임에서 말해 시골 노동자들을 폄하하는 '엘리트주의자'라는 이미지를 쌓게 됐다. ○ …"성인이 된 뒤 처음으로 미국이 자랑스러웠다" 남편 버락 오바마가 프라이머리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던 2월 중순 미셸 오바마는 밀워키에서 유세를 벌이다가 이 발언을 했다. 이에 존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 매케인은 "나는 평생동안 미국이 자랑스러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즉시 맹공격을 했고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인 같지 않다'는 말을 들어왔던 오바마의 애국심이 다시한번 도마에 올랐다. 조 바이든 : 오바마편 맞아? ○ …"내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녀를 홀로 키우는 어려움을 모른다고 생각치 말라" 10월 2일 열린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바이든은 부성애를 드러내며 감성적인 면모를 보였다. 29세 당시 아내와 어린 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두 아들을 홀로 키워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짝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여성으로서 가정적인 가치를 강조하던 '하키맘' 페일린에 맞서 유권자들의 가슴을 울렸다는 평가를 들었다. ○ …"오바마는 아직 대통령 될 준비가 안되어있다" 1년 전 민주당 프라이머리 당시 바이든은 뉴스위크 ABC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지금 당장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이 그의 러닝메이트가 되자 매케인 진영은 이 발언을 마음껏 광고에 삽입하며 오바마의 약점인 경험 부족 이슈를 부추겼다. ○ …"오바마 집권 6개월만에 세계가 그를 시험할 것" 선거를 2주 앞두고 바이든은 또 한가지 실언을 했다. 오바마를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에 비교하며 오바마 역시 쿠바 미사일 사태와 같은 국제적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물론 그를 도와달라는 논지였으나 경험있는 외교통임을 내세우고 있는 매케인 진영에게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둘도없는 기회였다. 존 매케인 : 재산 많아도 탈 ○ …"나는 조국을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조국이 나를 구했기에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다" 9월 4일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가진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그는 이 발언을 통해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참전용사로써 그 누구도 의심하거나 폄하할 수 없는 그의 애국심을 유권자들의 가슴에 깊이 새겼다. 동시에 지지자들로부터 '역사적인 구세주'로 묘사되는 버락 오바마. ○ …"우리 경제의 주요 근간은 탄탄하다." 서브프라임 여파로 경기가 타격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쭉 이 말을 되풀이해오던 존 매케인은 멈출 때를 알아야 했다.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하락하며 월가 증시의 폭락이 시작됐던 9월 15일 이 발언을 되풀이함으로써 전당대회 이후 3~4% 포인트 격차를 벌리며 우세를 보였던 매케인의 지지율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진영은 이 발언을 계속 재생시키며 "매케인은 경제를 모른다"고 공격했고 그 결과는 오바마의 10 포인트 지지율 우세로 이어졌다. ○ …집이 너무 많아도 탈 7채의 주택을 소유한 존 매케인 후보는 "집이 몇채냐"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해 '엘리트주의자' 공격을 개진하고 있던 매케인 후보의 이같은 실수은 민주당 진영에게는 공짜 선물이었다.를 간접적으로 비꼬는 것에도 성공했다. 세라 페일린 : 언론 인터뷰 '쥐약' ○ …"하키맘과 핏불의 차이는 립스틱" '하키맘'을 새로운 정치용어로 탄생시킨 페일린의 전당대회 연설은 자녀를 열성적으로 돌보는 어머니들이 투견인 핏불만큼 강인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세웠다. 알래스카에서 부패한 기성정치인들에 대항해 싸워온 만큼 개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매케인의 '매버릭(이단아)' 논조에도 힘을 실어 줬다. ○ …부시 독트린이 뭐예요? 페일린은 ABC의 찰스 깁슨과 가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부시 독트린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뜸을 들인 후 "어떤 맥락에서냐"고 되물었다. 이라크전을 발발시킨 부시정권의 주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이때부터 페일린의 자질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 …"알래스카는 러시아 바로 옆에 있다." 페일린은 또한 알래스카에서 러시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자신의 외교경험에 일조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알래스카는 러시아와 무역교류가 있으나 주지사는 전혀 관여하는 바가 없다. 그녀는 즉각 언론 뿐 아니라 오바마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으며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SNL)등 각종 코미디쇼까지 이 발언을 풍자했다. 정하연 기자 hayone@koreadaily.com